■ 北 동해서 무력시위한 KN-02 미사일
북한이 개성 등 휴전선 인근에 이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평택·오산 미군기지와 세종시 및 대전 북부권까지 사정권에 들게 된다. 따라서 KN-02 미사일은 한국군에 가장 치명적인 단거리 미사일로 꼽힌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전문위원은 “KN-02는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싣고 다니며 5∼10분 이내에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탐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마음먹고 선제 기습공격을 할 경우 뾰족한 방어책이 없다는 얘기다.
북한의 대표적 미사일인 노동미사일과 스커드미사일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반면 KN-02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액체연료는 항상 채워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은 ‘발사대에서 기립-액체연료 주입-산화제 주입’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실제 발사하는 데 40분가량 걸리고 그 과정에서 발사 징후가 한미 정보 당국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KN-02는 핵탄두나 생화학탄 장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주목받아 왔다.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이를 KN-02와 결합하면 실질적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전술적 위협을 주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군은 사거리 500∼800km의 탄도미사일 1200발을 조기에 배치해 ‘탐지-결심-타격’으로 이어지는 킬체인을 만들어 KN-02 등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탐지 분야는 2021년까지 정찰위성 1기를 띄우겠다는 것 이외에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공군이 독일에서 사용하던 중고 패트리엇 PAC-2 미사일 48기를 도입해 배치했지만 PAC-2의 탄도미사일 요격률은 55% 수준에 그친다. 군 관계자는 “가장 우수한 성능의 요격 미사일인 PAC-3를 도입하더라도 완벽한 방어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PAC-2, PAC-3 같은 저고도방공망에 더해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에 사정거리 500km의 SM-3 탄도탄 요격미사일을 배치해 요격 자산을 보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