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까지 전력 50% 강화
미 국방부는 이와 함께 서부 미사일 방어망에 GBI를 배치할 제3의 기지를 물색하는 한편 일본에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새 조기경보 레이더시스템을 배치하고 이지스 구축함 발사용 스탠더드미사일(SM)-3 프로그램도 개혁하는 등 4단계 미사일방어(MD) 체제 강화 방안을 천명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무책임하고 경솔한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북한은 지난달 3차 핵실험을 감행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KN-08)을 선보였으며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는 국토방위를 강화할 것이며 동시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력자들에 대한 책임을 유지하며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굳건하게 맞선다는 점을 세계에 명백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 대해 ‘동맹국인 북한을 제지하지 않으면 아시아에 초점을 둔 미국의 군사력 확장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미 지도부가 중국 내부의 대북 인식 변화에 주목하면서 ‘미중 협력’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동시에 중국의 행동을 압박하는 제스처라는 해석이다.
미국이 이번 조치로 북한의 본토 공격 능력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는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 능력을 갖추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빨리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 서부 MD 체제 강화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 유럽 MD 구축 계획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는 GBI 14기 확보에 필요한 10억 달러의 비용은 유럽 MD에 들어갈 예산 일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을 기회로 연방정부 재정 악화로 인한 대규모 국방비 삭감을 막아보자는 국내 정치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