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그늘… 가계 자금운영 두 모습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구 간 이전지출은 월평균 20만7310원으로 2011년 20만8709원보다 0.7% 감소했다.
가구 간 이전지출 중 조의금(弔意金), 축의금 등 경조비와 세뱃돈 등 교제비(交際費)를 합한 비중은 70% 정도다. 가구 간 이전지출은 2003년 월평균 14만2369원에서 2011년 20만8709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처음 줄었다.
이전지출 감소는 형편이 어려운 중산층 이하 가구들에 집중됐다. 중간소득층에 해당하는 소득 상위 40∼60% 가구의 지난해 이전지출은 17만119원으로 2011년 17만8031원보다 4.4% 줄었다. 또 소득 하위 20∼40% 가구는 전년 대비 1.4%, 소득 최하위 20% 가구는 3.6% 감소했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 가구의 이전지출은 지난해에 40만1862원으로 2011년(39만6140원)보다 1.4% 늘면서 처음으로 40만 원 선을 넘어섰다.
한편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소비와 투자가 줄면서 지난해 한국 가계의 여유자금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아졌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중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작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는 86조5494억 원으로 2011년의 54조9035억 원보다 31조6459억 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는 일반 가구와 소규모 개인사업자,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등이 포함된다. ‘자금잉여’란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예금 등 금융자산에서 은행 대출 등으로 빌린 자금을 뺀 것이다.
자금잉여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부동산 및 주식시장 침체로 소비나 투자를 하지 않고 미래에 대비해 쌓아둔 자금이 늘어난 데 비해 가계빚 증가세는 둔화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가계 기업 정부의 금융자산 총액은 5194조8000억 원으로 6.4% 늘었으며 금융부채는 3607조3000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금융부채는 2011년보다 78조4000억 원 늘어난 1978조9000억 원으로 2000조 원에 육박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13.4%로 2011년(113.1%)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김철중·문병기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