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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농업생산자단체 경쟁력 평가]본사 미래전략硏이 제시하는 농협 발전전략

입력 | 2013-03-20 03:00:00

[1]직접구매 확대 [2] 판로개척 강화 [3] 브랜드 통일




2000년대 이후 대다수 일본 농협은 조합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쿄 인근 하다노 시 농협은 예외다. 하다노농협은 지역사회 공헌, 조합원 교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조합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농협직판장의 모델이었던 하다노 농협 ‘파머스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하다노농협 제공

“산지와 지역 단위로 나뉜 기능을 수직계열화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국내외 유통망과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글로벌 컨설팅사인 ‘아서 디 리틀(ADL)’은 최근 5주에 걸쳐 실시한 세계 10개 국가의 농업생산자 단체 경쟁력 평가를 통해 한국 농협에 필요한 핵심 전략을 정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을 방문해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새로운 유통채널 확대를 주문했다. 왜곡된 농축산물 유통 구조의 혁신에 농협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는 △연구개발 △생산지원 △유통 및 가공 △판매·마케팅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종합적인 평가에서 한국 농협은 평가 대상 10개 단체 중 중위권 수준으로 세계적인 단체에 크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산지원 부문을 제외하면 다른 항목들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특히 유통, 판매·마케팅 부문은 많은 혁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축산품 구매 중 농협이 통합 구매하는 비율은 전체 농축산 물량의 11%(2011년)에 불과하다. 이는 자국 양돈 생산물량의 80%를 구매하는 덴마크 양돈조합 ‘대니시 크라운’이나 자국 청과와 채소 물량의 40%를 구매하는 네덜란드의 ‘그리너리’ 등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농협 유통채널을 통한 직접 구매 물량이 적어 농협이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와 소비자 가격 안정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DL은 “농협중앙회 차원의 대량 구매가 이뤄져야 유통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급 조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역 단위 농협이나 개별 농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농축산물 유통을 전문화·통합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국 또는 광역 단위의 통합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비용 절감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균등한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해외 판로 개척 역량 강화도 숙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유통 채널을 발굴해 생산자에게 연결해주거나 글로벌 유통회사, 식품 브랜드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관되고 통일된 브랜드 구축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한국 농협은 한삼인, 아름찬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공급했으나 아직까진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강력한 파워 브랜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글로벌 파워 브랜드 없이는 매출의 급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브랜드 전담조직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소비자의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 기관 간 협업과 전문성 강화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농협은 6개의 영역별 R&D센터가 있으나 종합적인 관리 및 체계적 역할 분담, 상호 연계 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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