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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격전 ‘장진호 전투’ 중국도 영화로 만든다

입력 | 2013-03-20 03:00:00

같은 소재 美영화 맞서 “서방 상대 첫 승리” 해석




1950년 중국군의 포위를 뚫고 장진호에서 탈출한 미군 해병대가 중국군 점령 지역에 투하한 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 롄허보

중국군 당국이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를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미국 할리우드에 맞서 자국의 시각으로 당시 전투를 해석하기 위해서다.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바이(八一)영화제작소 황훙(黃宏) 소장은 12일 폐막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에 위원으로 참석해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 계획을 소개했다고 대만 롄허(聯合)보가 19일 보도했다. 그는 “장진호 전투는 항미원조전쟁(6·25전쟁)을 결정한 전투이고, 중국인들이 미국을 패퇴시킨 전쟁”이라며 “이를 거대 서사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 제작은 미국에서 조만간 나올 장진호 전투 관련 영화와 관련이 있다. 할리우드 감독 에릭 브레빅 씨는 ‘혹한의 17일(17 Days of Winter)’이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미군의 분투를 다룰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장진호 전투를 서방 군대를 상대로 거둔 첫 승리로 보고 있다. 롄허보는 미국 및 한국과의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해당 전투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미 해병 1사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 1만5000여 명이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중국군 12만 명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포위망을 뚫고 후퇴한 전투다. 미군은 3600여 명, 중국군은 2만5000여 명이 전사했다. 미국은 이 전투에서 중국군 7개 사단을 격파했으며 이를 통해 민간인과 군인 등 20만 명의 ‘흥남부두 철수’가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