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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고 부농’ 화시촌 일군 우런바오 사망

입력 | 2013-03-20 03:00:00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농촌으로 알려진 장쑤(江蘇) 성 ‘화시(華西)촌’을 일군 우런바오(吳仁寶·사진) 전 서기가 18일 암으로 사망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향년 85세.

그가 일군 화시촌은 공동 소유를 통한 번영을 실현한 지역으로 선전돼 왔다. 중국식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미래 농촌의 모습을 현실에서 구현했다는 곳으로 그의 별칭이 ‘화시촌의 덩샤오핑(鄧小平)’인 것도 이 때문이다.

1957년 촌 당서기로 부임한 그는 몇 년 뒤 주민들과 함께 ‘화시그룹’이라는 마을 공동 기업을 만들어 공업화의 길에 나섰다. 지난해 화시그룹은 산하 60여 개 기업을 통해 약 268억 위안(약 4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 현재 주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8만8000위안(약 1574만 원)으로 평균 중국 농민의 10배 이상 많다.

화시촌의 자산은 공동 소유이고, 공산당위원회가 개인의 직업 선택 등을 좌우한다. 하지만 시장경제를 활용해 벌고 인센티브를 크게 중시하는 등 자본주의 요소가 곳곳에 도입됐다. ‘천하제일촌’으로 불리는 마을에는 2011년 세계 15번째로 높은 328m의 호텔이 세워질 정도이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전 서기가 아들 우셰언(吳協恩)에게 화시촌 서기와 화시그룹 회장직을 물려주는 등 세습적 요소도 엿보인다. 또 화시촌 모델은 소규모로나 가능하다는 비판도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