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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소녀 성매매 시킨후 “내 동생을…” 돈 뜯은 10대들

입력 | 2013-03-20 03:00:00


10대 가출 소녀를 모집해 성매매를 시키고 상대 남성을 협박해 돈까지 빼앗은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3차례에 걸쳐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성 매수 남성을 유인해 10대 소녀와 성관계를 맺게 한 뒤 상대 남성들을 협박해 1690만 원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신모 군(18)등 3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과 공모해 남성을 유인한 김모 양(17)도 구속하고 다른 두 소녀는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달 20일 김 양은 채팅 앱으로 만난 최모 씨(27·회사원)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로 유인해 성관계를 맺었다. 나이를 21세라고 속였다. 밖에서 대기하던 신 군 등은 모텔 방으로 쳐들어가 “내가 이 아이 오빠다. 얘가 미성년자인 것은 알고 있었느냐”며 폭행하고 33cm 길이의 흉기로 최 씨의 가슴을 8cm가량 그으며 위협했다. 이들은 최 씨를 자신들의 차에 강제로 태워 끌고 다니며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게 해 1100만 원을 빼앗았다.

경찰에 따르면 신 군 등은 1월 가출한 뒤 수유동 일대의 모텔에서 합숙하며 일명 가출팸(가출 청소년 모임)을 만들었다. 생활비가 필요했던 이들은 인터넷으로 전국에서 가출한 소녀들을 모아 범행을 공모했다.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사용하고 훔친 신분증으로 차량을 빌리기도 했다.

이들은 뺏은 돈을 유흥비로 쓰거나 명품 가방을 사는 데 썼다. 경찰은 “가출 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남성들은 따로 성매매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고 미성년자인 것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