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큰 관심… 정치적 의미 커 거물 등장 유리정치권, 안철수 국회 입성 - 정계개편 가능성에 촉각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얘기가 아니다. 10년 전인 2003년 4월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 얘기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였던 2003년 4·24 재·보선에서는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당시 개혁국민정당 소속)가 화제였다. 민주당은 논란 끝에 유 전 대표가 출사표를 낸 경기 고양 덕양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고, 유 전 대표는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유 전 대표는 당선 직후부터 ‘정치 쇄신’과 ‘개혁 신당’을 부르짖었고 민주당의 분열과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9일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재·보선은 정치적 의미도 크지만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총선보다 훨씬 높다”면서 “정권 창출이라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속에서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를 이끌 새로운 정치인이 탄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년 전인 1993년 4월 재·보선에서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재야 운동권 출신인 손 고문 카드를 앞세워 3곳의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고 문민정부를 안착시킬 수 있었다. 4개월 전 대선 패배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계 은퇴로 구심점을 잃은 민주당의 표류는 더욱 거세졌고 이는 2년 뒤 DJ의 정계 복귀 단초가 됐다.
이처럼 첫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정권 초기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에 여당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정권 창출 실패에 따른 패배감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야당에도 첫 번째 재·보선의 의미는 특별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15년 전인 1998년 4월 재·보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때 엄삼탁 전 안전기획부 기조실장을 꺾으며 대선 패배감에 젖어 있던 야당 한나라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 소장은 “대선 후 첫 재·보선에 당선된 뒤 손 고문은 장관, 박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며 “안 전 교수가 이번 재·보선에서 이길 경우 박 대통령을 벤치마킹해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길을 걸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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