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도 말잔치로 끝나“주류 대변… 관행혁파 주저” ‘진보행동’ 해체 선언
민주통합당 486그룹 모임인 ‘진보행동’ 회원들이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우상호 의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은 “민주당은 계파 정치를 해결하지 않고 혁신할 수 없다”며 진보행동 해체를 선언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진보행동 운영위원인 우상호 의원은 “486이 2000년 16대 총선에서 기성 정치권에 진출한 후 소장파도 아니고 당 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고 공개 반성문을 썼다.
그는 “국민은 ‘1980년대 민주화란 가치를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은 기성정치와 다른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기존 관행을 혁파하는 데 주저했다”며 “지도부를 맡은 선배 정치인들의 당직 요청에 많은 486 정치인이 합류하면서 주류 집단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자성했다.
그러나 진보행동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지난해 대선 때 친노·주류와 가까웠던 486그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류 대 비주류 구도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주류 의원은 “(유력 인사들에게 기대는) ‘숙주(宿主) 정치’를 하면서 단물을 빼먹던 486이 쉽게 기득권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살길을 찾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고 냉소했다. 실제 민주당 486그룹은 2010년 10·3 전당대회 때도 ‘탈(脫)계파’를 선언했지만 말 그대로 선언이었을 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486그룹이 이미 각 계파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라서 계파 해체 선언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문성근 상임고문은 친노계 인사들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당직은 당원이, 공직후보는 국민이’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데 당원중심주의는 당의 진화를 거부하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 측 유력 당권주자인 김한길 의원을 비판한 것.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당헌을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