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환율 급변동으로 대비 소홀했던 中企 치명상
이는 동아일보와 IBK경제연구소가 1992년부터 2012년 1분기(1∼3월)까지 한국 수출기업 1984곳을 대상으로 순외환손익을 분석한 결과다.
20년 동안 한국 수출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라 때로는 이익을, 때로는 손실을 냈으나 누적으로는 7조9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외환손익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으로 환 위험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면 손실 규모가 커진다.
최근 10년간 수출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77%, 외환 관련 손익률은 ―0.1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48%, 외환 관련 손익률은 ―0.97%였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매출액 대비 이익은 적은데 외환 관련 손실률은 5배가량 높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영상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환 변동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환율 급변동으로 ‘패닉(공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이 컸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환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환율 급변동으로 한국 수출기업의 순외환손실은 1998년에는 2조8000억 원을, 2008년에는 11조8000억 원을 나타냈다.
1997년보다 2008년에 수출기업의 환 손실이 5배로 급증한 이유는 1997년 이후 한국 경제의 수출입 비중이 증가하는 등 대외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2003∼2007년 환율 안정기를 경험한 중소기업들이 환율 관리에 소홀해진 점도 환 손실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