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취임후 첫 손님 맞아 45분간 북핵 등 의견교환4월 美국무-합참의장 방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중국은 미국과의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과 ‘새로운 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 건설을 천명한 시 주석이 세계 질서 속에서 중국의 지위를 격상시킴과 동시에 대미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을 만나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했다. 루 장관은 시 주석이 14일 국가주석에 취임한 뒤 처음 맞는 외국 고위 관료다.
시 주석은 “양국은 많은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물론 불가피하게 일부 차이점도 있다”며 “하지만 전략적 관점과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양측 관계는 계속 진전할 것이고 각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45분간의 회동에서 북핵 문제와 위안화-달러 환율, 지식재산권은 물론이고 최근 불거진 중국의 미국에 대한 해킹 공격설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배석한 한 미국 관리는 “루 장관이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대화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날 AFP 등 서방 언론은 루 장관이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3150억 달러(약 350조 원)의 적자가 난 점을 거론하는 등 양측 간 이견 중심으로 보도했지만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미국과의 관계 증진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점에 비중을 뒀다. 상대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한다는 기초 아래 대결보다는 평화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공존 공영하겠다는 새로운 대국관계의 틀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집권 초기인 시진핑 체제가 외교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은 미국과의 대치를 피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케리 브라운 시드니대 중국학센터 소장도 “미중 모두 앞으로 몇 달간은 외교적 마찰을 감당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양국은 다음 달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 방중 등 고위급 연쇄 회동을 통해 협력의 접점을 찾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