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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낡은 공공건물 ‘짠돌이 리모델링’

입력 | 2013-03-20 03:00:00

■ 재정자립도 낮은 대구 지자체, 개보수로 예산 절감




대구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아끼기 위해 낡은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공사를 마친 수성구청. 대구 수성구 제공

‘신축 대신 리모델링!’

대구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건물을 리모델링(개보수)해 예산 절약에 나서고 있다. 40여 년 전에 지은 건물 중 신축해야 할 곳이 적지 않지만 재정 사정 때문에 고쳐서 사용하려는 것. 8개 구군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건물 공사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남구는 최근 대명2동 주민자치센터를 리모델링했다. 1977년 준공한 이 건물은 빗물이 샐 정도로 낡아 불편이 컸다. 3억4600만 원을 들여 본관과 별관 3개를 깨끗하게 고쳤다. 이중 창문을 설치해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건물 밖에 있던 화장실도 주민 편의를 위해 민원실 안으로 옮겼다.

1982년 준공한 대명9동 주민자치센터는 다음 달 6일 리모델링을 마친다. 밋밋한 회의실이던 2층은 주민을 위한 다목적 공연장으로 꾸몄다. 공사비는 1억7900만 원. 2개 주민자치센터를 신축하려면 20억 원이 필요하지만 5억2500만 원으로 거의 새 건물이 됐다.

지금의 남구청도 2008년 리모델링으로 개선한 것이다. 건물이 낡아 신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축하려면 250여억 원이 필요했지만 42억여 원으로 해결했다. 청사 건립 모범 사례로 꼽혀 정부의 특별보조금 20억 원을 받았다.

대덕문화전당 공연장과 구청 지하 민방위교육장도 고쳐서 사용하고 있다. 전국 최하위권 재정자립도(17%)에 자체 세입도 많지 않은 사정을 고려했다. 임병헌 구청장은 “깨끗하게 손봐서 쓸 수 있는 건물인데 굳이 신축할 필요가 없다. 리모델링은 구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성구는 최근 16억 원을 들여 1978년 지은 구청 건물을 보수했다. 내부는 이중창문을 설치해 단열 효과를 높였고 외벽도 산뜻하게 바꿨다. 사무실과 화장실, 복도 등에 설치한 조명등 2000여 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다. 연간 1300만 원의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다. 당초 증축을 추진했지만 공사비가 29억 원이 필요해 리모델링으로 변경했다. 이진훈 구청장은 “사무실이 쾌적한 공간으로 바뀌어 직원과 주민이 대체로 만족스러워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1986년에 지은 동구청도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구청 서편 연면적 2410m²(약 730평)에 4층을 증축하고 있다. 시설이 낡은 데다 사무실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은행이 33억 원을 들여 공사하고 기부한다. 1층에 은행 지점을 설치하고 20년간 무상 운영하는 조건이다. 이재만 구청장은 “자체 예산으로 공사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업은 지자체와 지역 기업이 서로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