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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이성한 경찰청장 내정자 ‘투기의혹’ 해명 그 뒤…

입력 | 2013-03-20 03:00:00


조용휘 사회부 기자

치안 총수를 배출하게 된 부산지방경찰청은 요즘 잔칫집 분위기다. 2011년 부산경찰청장이 경찰청장 후보군에 들 수 있는 치안정감으로 격상된 뒤 처음이어서 더욱 그렇다. 박근혜 정부의 첫 경찰청장이란 의미도 크다.

이성한 경찰청장 내정자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꿈을 꿨느냐’는 질문에 “그날 한 친구로부터 ‘스키 타러 산 정상에 올라갔는데 네가 와인을 한잔 따라주더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답게 각오도 새로웠다. 그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그건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이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4대 사회악 척결이 과제”라며 “가정·학교폭력, 성폭력은 조직 안 위계질서나 인간관계로 묻히는 경우가 있는데 신고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사명감과 긍지를 살린 부산 연제경찰서의 ‘다이하드 경찰’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의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연립주택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태연한 척했다. 그는 “남들이 청문회장 갔다 나오면 ‘별거 아니겠다’ 했는데, 당사자가 되다 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내정자 부인은 2003년 재개발지역의 2억 원대 연립주택을 사서 8년 뒤 1억5000여만 원을 더 받고 분양권을 팔았다. 주택 매입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장이던 이 내정자는 본인 소유 서울 마포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98.63m²(약 30평)에 살았다. 이 연립주택에는 거주한 적이 없다.

언론에 보도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그는 “참모들에게 ‘이게 KO 펀치를 맞은 건지 견제구를 맞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안심시켜 주더라”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애들이 그곳 학교에 다녀 그쪽이 기반이었다. 집을 옮기려고 했는데 목동 집만 팔아 돈이 모자라서 (분양권을) 팔아 보탰다. 애들 집만 날아가 버렸다. 저도 결혼 전에 (부모가) 집을 하나 해줘 큰 힘이 됐다. 처음에 집이 있고 없고에 따라 (나중에) 차이가 많이 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산경찰청에는 3개 팀 20여 명이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이다. 한 경찰관은 “조직으로서는 반갑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무슨 문제가 불거질지 몰라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내정자는 참모회의에서 “내가 왜 (경찰청장을) 못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작은 잘못일지라도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당당한 경찰 총수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휘 사회부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