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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크리스티안 호츠 에독스시계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시계는 장식보다 정밀함을 보셔야죠”

입력 | 2013-03-21 03:00:00


로만손 제공

시계 브랜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얼마나 취향에 잘 맞는 디자인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로 인지도 높고 트렌디한 브랜드의 것인지가 중요할 수도 있다. 물론 제품력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130년의 전통을 가진 스위스의 전통 있는 시계회사 에독스의 크리스티안 호츠 세일즈·마케팅 디렉터(45·사진)는 이렇게 조언한다. “전문적인 시계 회사가 만든 것인지 아닌지를 먼저 살펴보라.”

A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호츠 디렉터는 “요즘은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시계를 내놓고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역사와 진정성을 가진 시계회사가 만든 것이라야 제대로 된 시계”라며 “시계를 고를 때 중요한 건 얼마나 정밀하고 완벽한가이지 사파이어냐, 크리스털이냐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983년 설립된 스위스의 가장 유서 깊은 시계 회사 중 하나인 에독스는 500m 방수 기능,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 등 정교한 기술력과 함께 다이내믹한 디자인으로 유럽 일본 중남미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완벽한 방수력과 정교한 기술력을 강조하는 브랜드인 만큼 파워보트 레이싱 대회 ‘클래스원’, 카레이싱 경기 ‘월드 랠리 챔피언십’ 등을 후원하며 남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스포티한 제품으로 명성을 얻어왔다. 지난해부터 수입사인 로만손과 함께 한국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70여 개국에 제품을 선보이는 만큼 시장마다 선호 제품들이 조금씩 다르다. 호츠 디렉터는 한국 소비자들은 오버사이즈나 벌키한 디자인보다는 무난하면서도 클래식한 제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가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생애 첫 시계를 산다면 누구나 우아하면서도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클래식한 제품을 사겠지만 두 번째 구매라면 좀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스위스의 시계 수출국 중 10위권에 들 만큼 세계 시계산업에서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는 곳인 만큼 소비자들의 취향도 차츰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와치그룹, 오리스 등에서 근무했으며 3년 전부터 에독스 마케팅을 총괄하는 그는 그 자신이 대단한 시계 마니아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모아온 다양한 브랜드의 50여 종이 넘는 시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그는 “평범한 시계는 싫다”며 “클래식한 제품보다는 수영할 때도 차고 할 수 있는 액티브한 제품, 무난한 디자인보다는 색다른 디테일이 있는 제품이 좋다”며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러버밴드에 오버사이즈로 스포티한 느낌이 강한 WRC 컬렉션 제품이었지만 완벽한 정장 차림인 그에게 무척 잘 어우러져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다. 호츠 디렉터는 “시계는 남자들이 착용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주얼리”라며 웃어보였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명품그룹인 LVMH 등 거대 패션그룹들이 전통 있는 소규모 오너 시계 회사들을 인수하는 일이 늘어나지만 에독스는 회사의 전통을 지키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에독스 오너가의 일원이기도 한 호츠 디렉터는 “우리는 어떤 거대 그룹보다 이 시장과 훨씬 가까우며 모든 디테일을 잘 알고 있다”며 “작은 회사들은 그만큼 기민하며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므로 미래에 대해 고민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불황은 지속되지만 스위스의 시계산업 역시 늘어나는 신흥국의 중산층 덕분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세계 톱3에 꼽히는 시계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한국에서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