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환차익까지 기대
해외 채권을 사기 전에 가장 유의할 점은 환율 변동이다. 해외 채권을 미리 사들고 있는 투자자에겐 해당국 통화가 강세가 될 때 환차익을 올릴 수 있고, 곧 사려는 투자자에겐 해당국 통화가 약세일 때 채권을 사야 추후 환차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
브라질 채권은 최근 수년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표면금리가 높고 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약에 따라 절세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는 매매차익·환차익·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된다. 국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브라질 국채는 5년물 10년물이 있고 표면금리는 연 10% 정도다. 표면금리란 채권을 발행할 때 지급하겠다고 약정한 금리를 말한다.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때 가장 큰 위험은 헤알화의 환율변동 리스크다. 지난해 브라질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고 손해를 봤다. 이 기간 동안 헤알화가 계속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헤알화 약세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다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해볼 만한 시기가 왔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다.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을 활용한 채권 투자도 전망이 좋다.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브라질 법인장은 “브라질 물가연동국채의 표면 이율은 6%라 언뜻 보면 조금 낮은 것 같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매력적 상품이 될 수 있다”며 “표면금리 6%에다 물가상승률 3.5%를 적용하면 9.5% 수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터키·멕시코 채권 급부상
대우증권은 올해 1월 말 터키 리라화로 발행된 터키 국채를 한국 투자자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 판매되는 터키 국채는 만기 10년 물과 15개월 물이다. 10년 물은 6개월 단위로 연 8.5%를 지급하며, 15개월 물은 할인채로 만기에 원금을 일시에 지급한다. 세후수익률은 10년 물이 연 5.3∼4%, 15개월 물이 연 4.2% 정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국채의 최소 가입 금액은 1000만 원이다. 리라화가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환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은 “리라화는 다른 신흥국가에 비해 환율변동성이 낮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멕시코 채권도 페소화의 절상 기대로 인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삼성증권이 파는 멕시코 국채는 10년 물, 5년 물 두 종류다. 표면금리이 10년 물이 6.5%, 5년 물이 5%이고 세후 수익률은 4% 중후반 정도로 예상된다.
멕시코에는 최근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페소화 가치가 상승 중이어서, 환율 변동 상황을 지켜본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양한 통화로 발행된 해외채권도
대신증권이 파는 우리다시본드는 한국수출입은행이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 멕시코 페소, 남아공 랜드 등 총 4개 통화로 발행한 것으로, 투자자는 통화별로 투자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중개하는 우리다시본드는 신용등급이 높고 토빈세가 없어 짧은 만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발행국 통화가 저평가되어 있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 우리다시본드의 신용등급은 S&P 기준 A+ 수준이다. 브라질 채권은 최소 4년 이상 투자해야 실질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우리다시본드는 만기가 짧아 4년 이하 단기 투자도 괜찮다.
표면금리는 연 6.46%∼8.04%로 다양하며, 3년 물과 5년 물 두 종류로 구성됐다. 세후 수익률은 5∼7%로 예상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