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 카드대란 신용불량자 362만명■ 행복기금 신용사면 얼마나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때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혔던 대상자가 362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선별적인 신용대사면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원금의 일부조차 갚지 않으려는 사람들(그림자 경제권·Shadow Zone에 속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로 예상돼 이들은 제외할 방침이다. 이들이 얼마나 신청하는지에 따라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신용대사면의 규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0일 “외환위기나 카드대란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후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말 3개월 이상 금융권 채무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236만 명, 카드대란 이후 신용불량자가 된 다중채무자는 2004년 4월 말을 기준으로 126만 명이다. 이들 상당수는 빚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전산망에서는 7년이 지나면 연체기록이 삭제되지만 개별 금융회사에는 기록이 남아 경제활동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국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조정을 해줄 방침이지만, 원금 일부라도 갚지 않으려는 ‘그림자 경제권’에 속한 사람들도 상당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부나 노숙인 등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채무조정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신용회복 가능성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은 자활 의지가 있는 사람에 한해 지원할 계획이다. 신용불량자 기록이 남아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하는 데 발목이 잡히는 사람들만 지원 대상에 넣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민행복기금의 지원 대상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힘들며, 신청을 받아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한우신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