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땐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조안나. 처음 한 달은 밤마다 이불 속에서 방글라데시에 있는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특히 토실토실했던 동생의 모습이 더욱 생각났다. 하지만 이제는 울지 않고 웃기로 했다. 아자 아자 파이팅!
처음 경험하는 겨울 추위와 낯선 환경 속에서 조안나의 한국 생활은 시작됐다. 4학년으로 입학했지만 몇 개월 만에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배웠던 과목이지만 서툰 한국말 탓에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다른 외모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외롭게 지냈지만 가족은 그런 조안나에게 한국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차츰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이제는 엄마, 아빠를 도와 10세 아래 쌍둥이 동생을 챙기는 의젓한 딸이 됐다. 조안나는 일반 중학교에 다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문화 대안학교인 자구촌학교에서 중학교 과정 위탁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친구들도 가나, 중국, 스리랑카 출신들이다. 학교 친구들도 언니처럼 챙겨주는 조안나를 이제는 누구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또 다른 조안나의 가족들. 한국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가족사진.
“락스미 우리 함께 미래를 향해 큰 꿈을 꾸어 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성공해서 더 많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자. 락스미 가족이 매일 행복하게 웃으며 살길 기도할게. 안녕!”
- 2011년 캄보디아 락스미 형제에게 보내는 희망편지쓰기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은 박조안나의 편지 중에서
- 동아일보 사진부 스토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