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곧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의 삶을 돌아보면 성격이 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잡스는 천재성을 보이지만 성격이 꼬이고 뒤집혔다. 까칠하고 집요하다. 하지만 잡스의 성격이 이렇게 괴팍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가 위대한 혁신적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 대답은 명백할 것 같다. ‘아니요’다. 잡스처럼 뛰어난 사람만 성격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성격이나 기질은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이 자아를 실현하려면 내적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하고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를 알지 못하면 스스로 자신을 존중할 수 없다. 공자는 “너희는 내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너희에게 숨길 것이라고는 없다. 내가 행하는 일을 너희에게 보여 주지 않은 것이 없으니,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매슬로의 주장은 공자의 말과 맥락을 같이한다.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은 남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매슬로에 따르면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이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세계의 물체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물이 축축하다고, 바위가 단단하다고, 나무가 푸르다고 불평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본성과 성격을 수용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 요법의 창안자 프리츠 펄스는 “장미는 캥거루가 아닌 장미로서 그 자신을 실현하고 코끼리는 새가 아닌 코끼리로서 그 자신을 실현한다”고 말했다. 장미가 장미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자신을 아는 사람만이 자기 삶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다면 자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효과적으로 잘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성장의 출발이다.
양창순 마인드앤컴퍼니 대표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