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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소식통 관측 “한미원자력협상 6~8월께나 가능할듯”

입력 | 2013-03-21 03:00:00


청와대가 한미원자력협정을 2014년 3월까지 개정하도록 미국에 적극 요청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지만 5월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데 양국이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조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관련 이슈를 다루고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실무협상은 정상회담 이후인 6∼8월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5월 정상회담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한미 외교가의 일치된 평가다. 한 소식통은 “정상회담 전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새 정부의 준비가 더뎌 상황의 급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에 사용후 핵 연료봉 재처리 권한을 줄 수 없다는 미국의 태도도 갈수록 완강해지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사설은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며 “사설에 나타난 것처럼 미국은 한국이 평화적인 핵 재처리 권한을 가지면 핵개발을 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18일자 사설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으로 미국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런 능력은 한국의 핵개발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 향상에 대응해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한국 내부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미국의 태도를 경직시키고 있다.

미국 관계자들은 한국인 3분의 2가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CNN에 출연해 핵무장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협정 개정 협상의 진전은 6∼8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은 일단 두 정상이 만나 긴급한 북핵 문제에 대한 확고한 공조를 확인하고 한미동맹 60주년의 의미를 다지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의 우려를 감안해 원자력협정 개정 시한을 1, 2년 정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언론인 출신 핵·원자력 전문가인 김두연 미 군축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19일 “국제적 비확산체제 유지에 주력하는 미국 여론을 감안하면 협정의 시한 연장이 미국 의회를 통과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