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 많았지만 원조는 원조? 친박 3인 “다시보니 참 좋네”
이들은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이지만 ‘3인 3색’이다. 지난해 총선 대선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함께 만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서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를 이어온 이들이 지난달 중순 서울 여의도에서 함께 식사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최경환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선 승리 후 두 사람 다 보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최 의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김무성 전 의원을 본 지도 하도 오래돼서 만났다.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권 탄생을 축하하는 동시에 인선 잡음과 불통 논란에 대해 걱정하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한다.
그랬던 이들은 2008년 18대 국회 들어 서서히 멀어져 갔다. 김 전 의원은 2009년부터 ‘탈박(脫朴)’의 길을 걸었고, 유 의원도 박 대통령과 서서히 멀어져 갔다. 그사이 최 의원은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유 의원은 최 의원의 보좌 방식에 불만을 터뜨리며 두 사람 간에는 긴장의 기운이 흘렀다. 최 의원은 점점 대통령과 멀어지는 김 전 의원을 잡으려 설득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세 사람이 서로 당내 맹주 자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도 났다.
대선 이후 세 사람의 회동이 관심을 끄는 건 이들이 당내에서 일정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이 힘을 합칠 경우 당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며 영향력을 증명했다. 친박뿐만 아니라 범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도 원만한 사이여서 4월 보궐선거에서 원내 입성에 성공할 경우 차기 당대표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최 의원은 명실상부한 친박 주류의 대표 주자로 5월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유 의원은 친박 비주류 의원 및 소장파 개혁 세력과 가깝다.
세 사람은 강점 못지않게 약점도 뚜렷하다는 평을 듣는다. 청와대와 친박 핵심 인사들 중 김 전 의원의 역할 확대를 껄끄러워하는 이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최 의원은 친박, 친청와대 색채가 강하다. 유 의원은 아직 독자 세력을 대표할 만큼 세력이 크지 않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