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미녀스파이에 정보 내준 59세 前고위장교 체포NASA 근무 中연구원은 로켓기술 유출하려다 덜미中 “관련사항 아직 파악못해”
중국 여성 스파이의 미인계에 걸려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 전직 고위 장교 벤저민 비숍 씨(왼쪽)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군사 기밀정보와 로켓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출국 직전 체포된 중국 스파이 장롄보 씨. 사진 출처 허핑턴포스트
미국연방수사국(FBI)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1급 군사기밀을 다루는 전직 미군 고위 장교 벤저민 비숍 씨(59)를 15일 하와이에서 체포했다. 그는 중국 여성에게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숍 씨는 2007년 전역한 뒤 방위 분야 민간인 조달자로 하와이 태평양사령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2002년부터 1급 군사기밀 취급 인가증도 갖고 있다.
그는 2011년 6월 하와이에서 열린 국제안보 관련 세미나에서 당시 25세인 미모의 중국 여성을 만났다. FBI가 ‘퍼슨1’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자신을 학생이라고 소개하고 비숍 씨에게 접근했다. 비숍 씨는 유부남이었지만 이 여성과 만난 지 한 달 뒤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비숍 씨는 업무 특성상 외국인 접촉 시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데도 중국 여성과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비숍 씨는 영국에 잠시 머물던 이 여성을 만나기 위해 영국에 가기도 했다. FBI는 “퍼슨1은 비숍 씨처럼 기밀 정보를 다루는 전현직 군관료를 표적으로 삼고 접근하기 위해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BI는 이 여성의 구체적인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채 교환연수 비자인 J1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고만 밝혔다.
비숍 씨는 태평양사령부 사무실에서 체포됐으며 집에서는 12개의 기밀문서가 발견됐다. 국가안보 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된 비숍 씨는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20년의 징역을 살아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관련 사항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래리 워철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SRC) 위원은 “중국은 국내와 해외에서 기밀정보 입수를 위해 미인계를 자주 이용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 미국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국 과학자 장롄보(江蓮波) 씨가 군사 기밀정보와 로켓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16일 체포돼 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미 보안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하드드라이브, 플래시드라이브 등 데이터 저장장치와 컴퓨터를 갖고 편도 티켓으로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오르려다 체포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