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3월, 지금 생각하면 배짱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진 돈이 없어서 지금의 처형에게 돈을 빌리고 청첩장은 제가 손으로 써 복사를 했습니다. 친구들의 축의금을 미리 걷어서 살림방 공사비로 썼습니다.
어렵게 한 결혼…. 30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빛바랜 사진 몇 장을 가지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신혼여행을 왜 그렇게 올라가기 힘든 산사로 갔는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사이 세월은 범어사 고찰의 건물도 바꾸고 심지어 커다란 석탑도 자리를 옮겨 놓았습니다. 예전의 사진에 의지해 그다지 변하지 않은 공간을 찾았습니다. 그러곤 30년 세월을 거슬러 몇 장의 기억과 현실을 겹쳐 보았습니다.
30년이 지난 후, 같은 공간에 같은 사람과 섰습니다.
이강봉 씨(인천 계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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