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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르브론 제임스(29)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심지어 ‘제임스가 2014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고향팀 클리블랜드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제임스는 2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퀴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 미프로농구(NBA) ‘친정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25득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마이애미의 98-9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제임스는 퀴큰 론즈 아레나의 1층 앞줄에 앉은 ‘익숙한’ 클리블랜드 팬들에게 악수와 포옹을 청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킹’의 면모를 과시하며 친정팀을 울리는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제임스는 지난 2003년 클리블랜드에 전체 신인지명 1번으로 선택받았다. 이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기 지배력으로 2006-07시즌에는 클리블랜드를 리그 파이널에, 08-09시즌에는 동부 파이널에 올려놓았다. 당시 클리블랜드의 전력은 ‘르브론 원맨팀’, 클러치 타임의 전략은 ‘르브론 고’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제임스는 이 같은 원맨팀 플레이에 지쳤는지, 2010년 ‘더 디시전 쇼(The Decisin Show)'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마이애미 히트로의 이적을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배신감을 느낀 클리블랜드 팬들이 제임스의 유니폼을 불사르고, 구단주는 공식적으로 제임스를 저주하는 등의 해프닝도 이어졌다. 하지만 제임스는 마이애미에서 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쉬와의 ’빅3‘로 지난 시즌 마침내 염원하는 NBA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올시즌에는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와 LA 레이커스, 시카고 불스 등이 제임스의 재계약 시점을 노리고 있다는 설이 벌써부터 퍼져 있는 상태다. 제임스라면 어느 팀에서도 탐낼 선수다. 제임스의 계약은 2015년까지지만, 1년 먼저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제임스는 조금이라도 자신의 가치가 더 높을 때 현 계약을 해지하고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14년 자유계약시장에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A 레이커스는 오는 2013-14시즌을 마지막으로 주요 선수들의 연봉 계약이 끝난다. 연봉이 3000만 달러에 달하는 팀의 리더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 때를 기점으로 “은퇴도 고려하겠다”라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2000만 달러가 넘는 파우 가솔의 계약 역시 이 때 끝난다. 따라서 이번 시즌 후 드와잇 하워드와 재계약한 뒤 팀 연봉 구조만 잘 유지할 수 있다면, 하워드를 보유한 채 제임스의 영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시카고 불스는 에이스 데릭 로즈의 성공적인 복귀가 핵심 포인트다. 연봉으로 보나 기량으로 보나 로즈가 있고 없고는 제임스의 영입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제임스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계획된 바 없다”라는 것. 미국 스포츠 전문 언론 ESPN은 20일 제임스의 다음 선택(LeBron James' next decision)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제임스는 “유일한 목표는 또 다른 우승이다. 다른 루머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임스는 바뀐 노사단체협약(CBA) 룰에 따라 마이애미 히트와 재계약할 경우 5년, 타 팀 이적시 4년 짜리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팀별로 최대 연봉(Maximum)-최장기간(5년) 계약자는 단 1명으로 제한되지만, 마이애미는 설령 프랜차이즈 스타 웨이드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임스를 잡을 것이 확실해보인다. 따라서 계약 기간의 제임스의 이적 여부에서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다음 이적 때 ‘디시전 쇼 시즌2’의 방송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대부분의 NBA 팬들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데뷔 때부터 완벽에 가까운 기량과 뛰어난 마이크웍을 보여준 제임스였지만, 그때는 그도 어렸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