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격적 감독은 상급자가 부하 직원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언어와 비언어로 적대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행동을 말한다. 주로 직원을 비하하고 조롱하거나 호통을 치고 겁을 주는 모습이다. 때로는 직원의 성과를 가로채기도 한다. 이러한 상급자가 직원의 창의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미국 조지아공대 경영학과 연구팀은 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상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중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부하 직원의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상급자의 비인격적 감독이 흥미와 즐거움 등 업무에 대한 내재적 동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창의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상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은 예상대로 중간 관리자에게 영향을 끼쳤다. 상위 관리자가 비인격적 감독을 많이 하면 할수록 중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도 많아졌다. 부하 직원의 창의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상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은 말단 직원의 창의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보다 중간 관리자의 비인격적 감독을 거쳐서 간접으로 영향을 줬다. 이처럼 윗선의 영향이 아래쪽으로 흘러가는 현상을 ‘낙수효과’라고 한다.
경영진의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은 직원의 창의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중간 관리자에게 긍정의 리더십을 따로 주문하거나 교육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경영진의 행동은 중간 관리자를 거쳐 결국 직원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부정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면 부하 직원이 성과 향상을 위한 것으로 이해하도록 설득해야 부정적인 효과를 줄일 수 있다.
송찬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교수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