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돌아섰지만 실업률 여전히 높은 상태… 양적완화 정책 변함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재정긴축에 따른 위험이 있다고 보고 매달 850억 달러(약 95조 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푸는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FRB는 19, 20일 이틀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20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FRB는 성명에서 미 경제와 관련해 “지난해 말 정체됐던 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로 회복되고 가계 지출, 기업 투자, 주택 부문은 성장이 더 견고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 여건의 개선에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재정정책이 다소 제한적으로 바뀌었다”고 미 경제의 위험 요인을 지적했다. 2월 실업률이 7.7%로 5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FRB가 목표로 삼고 있는 6.5%에 비해서는 높고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 조치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성명이 이전과 다른 점은 유로존 채무위기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부분을 삭제하고 대신 시퀘스터로 인한 재정긴축의 역풍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의 광범위한 지출 감축이 앞으로 몇 달간 경제 성장을 지연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키프로스에서 비롯된 유로존 재정위기는 미국 경제에 주요 위협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FRB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2.3∼3.0%에서 2.3∼2.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의 3.0∼3.5%에서 2.9∼3.4%로 낮춰 잡았다. 전문가들은 재정긴축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월가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나 양적완화가 완전히 중단될 것’이란 관측이 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가 FOMC 회의 전인 13∼18일 경제 전문가 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44명 가운데 55%가 “내년 상반기에나 양적완화가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