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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무제한 공짜’

입력 | 2013-03-22 03:00:00

“단말기 보조금 전쟁 중단” 서비스혁신 선언
자사 가입자끼리는 음성통화 무료… 이통사 관계없이 문자메시지 무료




국내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통신시장의 병폐로 지목돼 온 ‘단말기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혁신을 통해 통신시장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1일 자사 통신서비스 가입자들끼리 무제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T끼리 요금제’와 문자메시지 서비스의 전면 무료화 등 파격적인 요금정책을 발표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부사장은 “이는 경쟁사의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혜택을 통한 고객 서비스의 혁신”이라며 “앞으로 번호이동과 같은 소모적인 경쟁이 줄어 실질적인 통신시장 안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가입자 간 통화를 무제한으로 허용한 T끼리 요금제는 월 3만5000원(부가세 별도)을 내는 ‘35 요금제’부터 10만 원 요금제까지 모두 7종으로 구성돼 있다. 3세대(3G) 사용자는 물론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사용자도 요금제를 바꾸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화 상대방이 SK텔레콤 고객이면 발신자에게 식별음을 전송하는 ‘T Ring 플러스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음성통화보다는 데이터를 주로 소비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SK텔레콤이 내놓은 무제한 음성통화 서비스는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사들은 월 5만 원대 이상의 요금을 받고 제한된 음성통화를 허용하는 반면 SK텔레콤은 부가세를 포함해 월 4만 원이 안 되는 요금에 무제한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이 자주 쓰는 문자메시지도 신설되는 T끼리 요금제에서는 완전 무료다. 기존 SK텔레콤 가입자는 월 사용기준을 초과한 단문메시지(SMS)에 대해 건당 20원, 멀티미디어메시지(MMS)에 대해서는 건당 100원의 요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새 요금제에서는 SK텔레콤 가입자끼리는 물론이고 타 이동통신사 가입자에게도 무제한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또 T끼리 요금제 7종 모두에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월 5만2000원 이상 요금제에서만 m-VoIP를 허용했지만 이번에 그 장벽을 허문 것이다.

기존 가입자들이 이 같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22일부터 SK텔레콤 고객센터나 지점, 대리점 및 온라인 T월드(www.tworld.co.kr)에서 T끼리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이 밖에 스마트폰과 함께 태블릿PC 등 제2의 모바일기기를 활용하는 사용자를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LTE 고객이 자신이 남는 데이터를 추가 단말기에서 쓰기 위해서는 월 9000원의 이용료를 따로 내야 했다. 하지만 새 요금제에서는 추가 단말기 2대까지는 무료로 바뀌어 매달 최대 1만8000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27일부터 시행된다.

SK텔레콤 측은 “T끼리 요금제 도입을 통해 망(網)내 음성통화와 메시지 초과사용 요금이 사실상 무료화하면서 연간 1200억 원 이상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선공(先攻)에 적잖이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보조금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SK텔레콤의 요금제를 따라갈지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