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넥센이 7-1 승리를 거뒀다. 두산 김현수가 5회초 타석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목동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김현수 2번타자 전진배치의 의미?
김진욱감독, 상대 압박차원 역할 기대
두산은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또 한번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였다. 중심타자 김현수(25·사진)를 2번에 배치했다. 전날 대전 한화전에 지명타자 요원 홍성흔을 1루수로 선발 출장시키기도 했던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팀은 아직 1군 엔트리도 확정하지 않았고, 타순과 포지션에 대해서도 공격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며 “김현수의 2번 전진배치도 여러 가지 방안들 중 하나”라고 밝혔다.
김현수의 체형과 타격 스타일은 전형적인 테이블세터와는 거리가 있다. 2번은 번트를 비롯한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주로 들어서는 자리라 더 그렇다. 그러나 김 감독은 관례를 깬 데 대해 “김현수가 2번에 배치됐을 때 타선의 무게감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즌 내내 김현수에게 ‘2번타자’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는 분명히 아니다. 오히려 두산이 타선의 힘을 보여줘야 할 경기에서 꺼내들 수 있는 ‘대안’의 성격이 강하다. 김 감독은 “예를 들어 상대팀 에이스가 나와서 경기 초반에 점수를 뽑아야 유리한 상황이라면, 김현수가 2번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역시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아마 내가 9개 구단에서 가장 무겁고, 발이 느리고, 번트를 못 대는 2번타자일 것 같다”고 농담하면서도 “사실 경기에 나갈 때는 어느 타순이든 떨린다. 2번의 역할에 신경 쓰지 않고 늘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한 뒤 7회 수비 때 박건우로 교체됐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