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한수원…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사업
‘행복+희망나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맞춤형 도서관과 차량 지원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큰 선물이 된다. 이동과정에서 생기는 피로도 줄이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키를 더욱 키우게 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이런 풍경이 지난해 말부터 달라졌다. ‘행복+희망나래’ 사업이 실시되면서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해 시작했다.
지원금 10억 원은 한수원이 댄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과 임직원 9000여 명이 ‘민들레홀씨기금’을 통해 마련했다. 이 기금을 활용해 지난해 전국 16개 지역아동센터에 ‘희망나래 도서관’을 지었다.
처음엔 책꽂이를 만지작대기만 하던 아이들이 하나둘 책을 꺼내들었다. 어느새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책을 읽는 아이가 늘었다. 아이들끼리 경쟁이 붙어 ‘독서왕’을 뽑기도 했다. 국어시험 지문 읽기를 버거워하던 김모 군(10)도 지금은 책을 가까이 한다. “수업 끝나면 책 읽고, 밥 먹기 전에도 읽고, 밥 먹고 난 뒤에도 읽고….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 박 센터장은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기뻐했다.
행복+희망나래 사업은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차량도 지원한다. 지난해 15개 센터가 차량을 지원 받았다.센터별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체험학습이나 문화활동이 적지 않은데,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다.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는 운영비가 빠듯해 차량을 장만하지 못한다.
전북 군산의 임마누엘지역아동센터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축구 동아리다. 센터 간 친선경기가 종종 열리고 지역대회에 자주 출전한다. 문제는 경기 장소까지 차로 30∼40분씩 걸린다는 점이었다.
허은경 센터장은 “야간 근무를 하는 부모들에게서 승합차를 제공받거나 택시를 4, 5대 빌리기도 했다. 그때그때 이동수단을 찾아야 하는 게 간단치 않았다”고 말했다. 축구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정모 군(11)은 “경기에서 이기면 신나서 펄쩍펄쩍 뛰다가도, 경기 끝나고 택시를 기다릴 때는 솔직히 좀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침에 따르면 19명 이하의 지역아동센터에는 매달 380만 원, 29명 이하는 4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 정도로는 어렵다는 게 대부분 센터의 하소연이다. 직원이 2명인 센터는 인건비를 각각 100만 원씩, 모두 200만 원을 주고 4대 보험료(30만 원 정도)를 지출하면 150만 원 정도가 남는다. 이 돈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과금을 내야 한다.
차흥봉 사회복지협의회장은 “지난해 전체 지역아동센터의 25%가 이 사업을 신청할 만큼 열악하다. 미래의 꿈나무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 신청은 29일까지 받는다.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을 확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홈페이지(www.thenanum.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