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개발도 유리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색상을 좌표로 표시한 그림. 삼각형의 크기가 큰 기술일수록 자연의 색을 더 잘 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스마트폰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는 애플과 삼성도 화면밀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2010년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망막을 뜻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망막으로는 300ppi 이상을 구분할 수 없다며 1인치 안에 326개의 화소(326ppi)를 심어 선명한 화면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액정 뒤에서 빛을 비추는 액정표시장치(LCD) 방식을 버리고 스스로 빛을 내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집중했다. 전기가 흐르면 적(R) 녹(G) 청(B)색 빛을 내는 유기물을 화소 하나 안에 순서대로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AMOLED는 색 재현율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종이처럼 얇고 잘 휘는 미래형 디스플레이에도 적합하다. 반면 LCD는 광원이나 기판 부품이 별도로 필요해 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어렵다.
KAIST 유승협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은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개발했지만 상용화되지 못하다가 한국이 AMOLED로 이 기술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고 상용화에도 성공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 중인 둘둘 말 수 있는 AMOLED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된다면 자연색을 그대로 살려 ‘입는’ 스마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