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불편한 감정 표출
중국이 새 국가 지도부 출범을 축하하는 외국 정상들의 축전 현황을 소개하면서 북한을 네 번째로 소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항상 북한이 축전 발송 순서에서 맨 위에 놓였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14일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주석으로 선출됐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키스탄과 나미비아 정상들이 축전을 보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외교부는 이 순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998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2003년과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국가주석에 선출됐을 당시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장 먼저 축전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생존 당시 중국이 북한을 축전 명단의 맨 위에 배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혈맹 관계를 존중하는 외교적 제스처였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설명이다. 반면 이번 시 주석 취임을 축하하는 축전 명단에서 북한을 3단계나 강등해 네 번째 자리에 놓은 것은 3차 핵실험 이후 불편해진 대북 감정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