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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방송 전산망 사이버 테러]방송-금융 “또 당할순 없다” 비상체제

입력 | 2013-03-22 03:00:00

방송 주요전산망 복구했지만… 일부 업무 여전히 차질
금감원 “돈-정보유출 없어”… 금융권 IT인력 5%룰 점검




해킹 공격으로 20일 큰 혼란을 빚은 금융회사와 방송사들의 전산망은 21일 거의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추가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하루 종일 긴장을 풀지 못했다. 이날 금융사와 방송사들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전산시스템과 방화벽을 집중 점검하는 등 대대적인 해킹방어 작업에 나섰다.

○ ‘추가 공격’ 막아라

전날 일선 지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중 30% 정도가 다운되는 피해를 본 NH농협은행은 정보기술(IT)본부와 전산망 유지보수업체 직원 1000여 명을 투입해 밤새 복구 작업을 벌여 21일 전국 10여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점에서 정상영업을 재개했다. 전날 2시간 만에 전산 장애를 복구한 신한은행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영업했다.

하지만 이날 해킹 피해가 없었던 은행들을 포함해 전체 은행권은 ‘2차 공격’에 대한 우려로 대응반을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금융감독원 IT감독국 관계자는 “20일 전산망 마비로 인한 금전적 피해나 고객정보 유출 피해는 아직 보고 되지 않았다”면서 “만의 하나 피해가 접수되면 보상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 MBC, YTN 등 방송사들의 해킹 피해 여파는 21일에도 일부 이어졌다. KBS는 21일 오전 중 사내 주요 기간전산망을 복구했지만 5000여 대의 직원 개인용 PC는 아직 작동 불능이다. KBS 측은 “손상된 개별 PC에 대한 복구가 끝나 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MBC는 800여 대의 PC가 작동불능 상태에 빠졌고, YTN은 300여 대의 PC가 작동되지 않고 5대 이상의 서버가 다운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들도 제2의 해킹공격을 막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KBS는 사내조직인 ‘정보인프라부’에서 추가 해킹 공격을 막을 방법을 논의 중이다. 우선 방화벽, 해킹방지프로그램 등 보안시스템 구축을 강화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사이버안전센터, 국정원,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와 긴급 연락체계를 구축해 예방 및 점검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MBC도 재발방지 대책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MBC 관계자는 “재난복구 시스템이 갖춰져 방송에 큰 문제는 없지만 해킹 피해 재발을 막을 새로운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YTN 측도 “복구작업과 함께 각종 보안시스템을 강화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향후 비슷한 해킹 공격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융당국 “금융권 보안실태 점검할 것”

전날 해킹공격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 딜링룸’, 한은의 금융결제망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태수 한은 부총재보는 “한은 금융망까지 문제가 됐다면 엄청난 파장이 있었겠지만 다행히 별도서버를 쓰고 있어 해커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전산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 전반의 보안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금융회사가 IT 보안에 인적·물적 자원을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특히 ‘5%룰’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5%룰’이란 IT부문을 둔 금융회사들이 반드시 전체직원의 5% 이상을 IT 인력으로 채용하고, IT 인력 중 5%는 보안인력으로 두도록 한 규정이다.

한편 이날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지능형 지속해킹(APT)’ 공격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가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보안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APT 공격의 위험성과 전자금융의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금융기관들이 하루 평균 11.8회(2011년 기준)의 APT 방식 표적공격을 받는 등 APT 방식의 보안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수정·김윤종·유재동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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