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성접대 의혹]‘성관계 동영상’만으론 처벌 힘들어… 청탁 대가 입증돼야

■ 의혹 밝혀지면 처벌 가능한가

전현직 고위관료들이 건설업자의 별장 등에서 문란한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형사처벌이 가능할까.

판사 검사들의 공통적인 답변은 “어렵다”였다. 우선 성접대를 뇌물로 인정한 판례가 드물다. 건설업자 윤모 씨가 전현직 고위관료들에게 직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청탁을 했다는 점과 그 대가로 성관계가 아닌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을 입증할 증거가 먼저 확보돼야 한다. 이 때문에 사건의 본질인 뇌물 의혹보다는 ‘성관계 동영상’에 초점이 맞춰진 수사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관계가 강제로 이뤄진 것이라면 성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동영상에 등장한다는 남녀에게 배우자가 있다면 간통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성관계 장면을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했다면 촬영자에게도 성폭력 특별법을 적용할 수 있다.

한편 김학의 법무부 차관 측은 자신의 이름을 21일자 신문에서 실명으로 보도한 한 신문사의 발행인 등을 형사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윤 씨와의 관계에 대해 “한 검찰 고위 간부와 그의 집사역할을 하는 사람을 통해 알게 됐다”며 “하지만 10년 이상 친분을 유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씨는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차관을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5년 전부터 연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