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국가신용보고서노인부양비-고령화 지출 증가 속도 둘다 세계 1위… 국가재정운용 압박 불가피
S&P는 20일 미국 뉴욕 맨해튼 외신기자협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세계 고령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3년 만에 나온 이번 보고서는 세계 주요 50개국의 2050년까지의 고령화 추이와 정부 재정 및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을 10년 단위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0개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산과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고령인구의 증가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노인 수를 뜻하는 노인부양비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한국은 2010년 15로 50개국 가운데 39위였지만 2050년에는 61로 네 배로 뛰어 2위로 급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약 40년 뒤에는 생산가능 인구 1.6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2010년 1위(35)인 일본이 2050년에도 70으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S&P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결국 각국 정부가 빚을 내서 고령화 지출을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현 재정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가정 아래 한국의 GDP 대비 정부 순(純)부채비율은 2010년 20%였던 것이 2050년에는 313%로 현재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의 2050년 부채비율(303%)을 넘어설 것으로 조사됐다. S&P는 보고서에서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의 압박을 가장 많이 받을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룩셈부르크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현재 A+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A’, 2040년에 ‘BBB’로 떨어졌다가 2050년에는 투기등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의 인구는 2030년 5030만 명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어 2050년에는 471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