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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알아서 나가고 압력에 떠나고 경남도 산하기관장 교체 바람

입력 | 2013-03-22 03:00:00

홍준표 도지사 체제로




‘경남무역 및 경남문화재단 대표 3월 말,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5월 초, 경남개발공사 사장 6월 초….’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시절 또는 그전에 임명된 경남도 출자출연 및 직속기관장들의 퇴임 예정 시기다. 6월 말까지 이들이 나가면 20여 명의 경남도 산하기관장은 대부분 교체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21일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전임 지사가 뽑았거나 (홍 지사와) 철학에 차이가 있는 기관장들이 교체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둔 경남개발공사 김은종 사장과 경남테크노파크 김윤수 원장이 한동안 사퇴를 거부하자 경남도는 직간접의 압력을 넣었다. 홍 지사는 취임 후 “산하기관장 가운데 정실로 들어온 사람은 나가야 한다”고 밝혔고 양산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계약기간이 남았더라도 선출직과 함께 떠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김 전 지사가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중도 사임하면서 예견된 것. 경남도가 재정 건전화를 내세우며 일부 기관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교체 폭도 커졌다. 토지공사 간부 출신인 개발공사 김 사장은 “3년 임기를 절반도 못 채웠고 김 전 지사와의 정치적인 인연보다는 전문성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공사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 출신인 전정효 경남문화재단 대표도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등 문예 관련 3개 기관을 통합해 ‘문화예술진흥원’을 만든다는 발표가 나오자 임기와 관계없이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전 지사 시절 임명돼 후임인 김두관 전 지사의 사퇴 압력을 견뎌냈던 이병호 도립 거창대 총장은 임기를 1년 남기고 지난달 물러나자마자 별세했다. 역시 김태호 전 지사가 임용한 경남무역 김일군 대표는 김두관 전 지사 시절을 거쳐 임기를 모두 채우고 이달 말 퇴임한다. 이은진 경남발전연구원장, 공민배 전 도립 남해대 총장은 김두관 지사 중도 사임과 동시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홍 지사는 신임 원장에 김정권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남해대 총장에 엄창현 전 환경공단 본부장, 거창대 총장에 최해범 창원대 교수를 각각 임용했다.

경남도는 람사르환경재단 대표, 창원경륜공단 이사장, 문화예술진흥원장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조문기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교체를 검토 중이다. 김보성 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경남도가 ‘임기 종료’를 통보했으나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조례와 정관 등에 나와 있는 임기와 산하기관장의 신분은 임용 단체장의 재임 기간에만 ‘보호’된다”며 “임용권자와 진퇴를 같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