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실 혼자 관리 허점 이용, 도교육청, 해임조치… 수사의뢰혐의조사 감사실 직원은… 성추행 혐의로 영장청구
전북 장수와 무주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부부 행정실장이 학교운영비 9000여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횡령 혐의를 조사하던 도교육청 감사실 직원은 성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1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장수 모 초등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한 A 씨(여)는 2011년 3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행정실에서 사용하는 통장에서 45차례에 걸쳐 6000여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의 남편인 B 씨 역시 무주 모 초등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12월 학교 통장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000여만 원을 꺼내 멋대로 쓴 혐의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는 통장에서 돈을 수시로 빼 쓰고 넣기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지난해 3월 도교육청의 직무감찰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됐으며 남편 B 씨는 A 씨의 계좌 흐름을 조사하던 중 일부 돈이 유입된 흔적이 발견돼 덜미가 잡혔다. 도교육청은 A 씨를 지난 2월 해임했고 남편 B 씨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도교육청은 “아내와 남편의 통장으로 오간 미심쩍은 돈이 추가로 2억여 원이 나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 추가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금을 맘대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행정실을 혼자 관리했기 때문이다. 농촌이나 산골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행정실에 홀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장들도 관리를 등한시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횡령 혐의를 조사하던 도교육청 감사실의 C 씨가 ‘성추행을 했다’며 검찰에 고소했으며 검찰은 수사를 벌여 최근 C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C 씨는 A 씨를 전주시내 모 커피숍에서 세 차례 만나 횡령 사실을 조사했지만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