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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새정부 출범 후 민간단체 대북지원 첫 승인

입력 | 2013-03-22 10:33:00

정부, 격론끝 승인…통일부 "신뢰쌓기에 도움되길 기대"




통일부는 대북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이 북한 지원을 위해 신청한 결핵약 반출을 22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핵약은 총 6억 7800만 원 상당이다. 평양과 남포, 평안도지역 8개 결핵센터의 결핵환자 500여 명의 치료에 사용될 계획이다.

결핵약은 이날 오후 평택항을 출발하는 배편으로 중국 다롄항, 북한 남포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다. 이에 새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첫 걸음을 뗐다고 평가되고 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키 리졸브'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한 북한의 긴장조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남북 간 신뢰 형성을 위해 우리 정부가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유진벨재단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물품이 북측에 전달되는 시점에 분배 모니터링을 위해 인세반(Stephen Linton) 회장을 비롯한 6¤7명이 방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진벨재단의 방북단은 대부분 미국 국적자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나눔인터내셔널, 섬김 등을 비롯한 민간 대북 지원단체 3¤4곳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결핵환자들에게 치료약이 시급히 제공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한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면서 "이번 조치가 남북 간에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의 시급성과 수혜 대상, 지원 효과, 분배 투명성, 지원 품목과 규모 등을 고려해서 사안별로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물품반출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11일 이명박 정부가 나눔인터내셔널과 남북함께살기운동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지원시기의 적절성 등을 놓고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진벨재단에 대한 결핵약 반출 승인을 시작으로 민간단체의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 인도적 지원이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이 추가로 정세를 악화하지 않는다면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월 최고인민회의(1일)와 김일성 생일(15일), 북한군 창건일(25일)등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11일 시작됐던 '키 리졸브' 한미 연합연습을 계기로 극도로 고조됐던 남북 간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국지전 도발 가능성 등 모든 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