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과 고유가로 인해 드림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도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는 지난 2월 성인남녀 3559명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에서 ‘나만의 드림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비 좋은 차(33.7%)’가 1위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통 드림카로 최첨단 스포츠카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로는 ‘연비 좋은 차’가 1위로 뽑힌 것은 소비자들이 주유비나 유지비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로 판단된다. 응답자들은 “1리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이 가능한 차”, “한 달 기름값 만원이면 충분한 차”, “연비가 50km/ℓ 였으면”이라고 답해 연비 좋은 차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캠핑카와 SUV/RV가 나란히 1, 2위에 오른 것은 이제는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과시용으로 여기는 것에서 개인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소비하는 문화로 바뀌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최근에 출시된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와 맥스크루즈,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는 캠핑과 레저를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캠핑카를 타고 가족과 함께 주말을 풍요롭게 보내고 싶다”, “초호화 캠핑카 '엘레멘트 팔라쪼’를 타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을 태우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최고의 차”라고 답하며 취미와 여가 생활의 목적에 맞는 차종을 드림카로 꼽았다. 경소형차는 소비자들의 높은 연비 선호에 따라 7.8%가 선택해 5위에 올랐다.
SK엔카 종합기획본부 정인국 본부장은 “과거에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드림카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차였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경제 상황과 목적에 맞춘 현실적인 차량을 드림카로 꼽는 경향을 보인다”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차량을 구매하는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