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내부용 사설IP를 중국IP로 오인…해킹원인 '오리무중'
국내 주요 방송·금융기관의 전산망을 마비시킨 일부 악성코드가 국내 컴퓨터에서 전파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중국IP라는 추정이 나온 바 있다.
22일 정부 합동대응팀은 농협 전산망 해킹을 유발한 악성코드는 당초 정부 발표와 달리 중국IP가 아닌 농협 내부의 컴퓨터를 거쳐 최종 전파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날 방통위는 농협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중국 IP(101.106.25.105)가 백신 소프트웨어(SW)배포관리 서버에 접속해 악성파일을 생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농협 내부 직원이 중국IP(101.106.25.105)와 동일한 숫자로 이뤄진 사설IP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응팀이 이 사설IP를 발견하고 중국IP로 오인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가 농협의 피해 컴퓨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농협의 사설IP를 국제공인 중국IP로 오인하는 실수를 범한 것.
합동대응팀은 21일 오후 농협 내에서 중국IP와 동일한 IP를 쓰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정밀분석을 벌인 결과, 중국IP와 동일한 농협의 사설IP를 확인하고 이 사설IP에서 악성코드가 생성된 것을 밝혀냈다.
이는 농협의 전산망을 마비시킨 마지막 단계의 컴퓨터가 농협 내부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해킹의 최초 공격지점이나 공격주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농협 측 컴퓨터도 해킹의 여러 경유지의 하나로 활용된 것이다.
최종 해킹 경유지가 바뀐 농협 뿐 아니라 KBS, MBC, YTN과 신한은행, 제주은행의 해킹 경로는 아직 미궁이다.
이날 농협이 아닌 다른 피해기관에서 해외IP가 발견됐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합동대응팀은 해킹 경로 규명을 위해 3개 기관(MBC, 신한은행, 농협)을 공격한 14종의 악성코드를 채증해 추가로 분석했다. 3개 기관(MBC, YTN, 신한은행)의 피해 시스템 하드디스크 이미지를 확보해 분석을 벌이고 있다.
21일 오후 이 같은 사실을 방통위는 이계철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토위는 20일 이후 주요 방송·금융기관의 전산마비 사태이후 추가적인 피해신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피해를 입은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은 복구를 완료했고 농협은 복구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KBS, MBC, YTN은 10%의 복구율을 보였다.
정부는 피해기관의 PC 복구 지원을 위해 피해 PC의 삭제자료 복구기능을 탑재한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 피해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