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1호 주인공의 영광은? 현역 감독과 선수들, 해설위원, 행정가 등 전문가 70명은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KIA 감독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공동 2위를 형성했다(왼쪽 큰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전체 70표 중 11표 1위…최동원 김응룡 양준혁 공동 2위
■ 프로야구 엘리트 70명 대상 설문
7표 이승엽, 현역선수 최고 득표 5위에 이름 올려
‘ML 개척자’ 박찬호 6표…‘바람의 아들’ 이종범 5표
‘WBC 신화’ 김인식 KBO기술위원장도 3표 영예
1982년 첫 발을 내딛은 한국프로야구도 명예의 전당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박물관, 미술관을 지어도 어떤 유물, 작품이 전시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스포츠동아는 창간 5주년을 맞아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야구 원로, 해설위원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70명에게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 1호 주인공은 누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승엽(삼성)부터 프로야구 출범을 이끈 서종철 전 KBO 총재, 하늘의 별이 된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 등 다양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영광의 주인공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 KIA 감독이다. 전체 70명 중 총 11명이 선 감독을 꼽았다. 삼성 류중일, 넥센 염경엽 등 현역 감독들, KBO 양해영 사무총장 등 야구 행정가, 윤석민(KIA), 최정(SK) 등 현역 선수들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선 감독을 명예의 전당 1호로 꼽았다.
선 감독은 “큰 영광이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후배들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줬다니 부끄럽다”고 웃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가 1호가 되는 것보다는, 빨리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이 설립돼 큰 공헌을 남긴 많은 다른 분들을 그곳에서 다시 뵙고 싶다”고 말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절친한 친구였고 라이벌이기도 했던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택했다. 박용택(LG), 이호준(NC) 등 많은 현역 선수들은 여전히 타격 부문 수많은 기록을 보유한 양준혁 해설위원을 뽑았다. 5위는 응답자들이 택한 유일한 현역 선수 이승엽이 차지했다. 정근우(SK), 최형우(삼성) 등 리그를 대표하는 후배 타자들이 한·일 통산 500홈런을 기록한 ‘국민타자’를 명예의 전당 1호로 택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단 한 시즌을 뛴 박찬호(전 한화)도 무려 6표를 받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것은 단 1년이지만, 한국인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열고 개척했다는 점에서 1호 감”이라고 추천했다. 뒤를 이어 이종범 한화 주루코치가 5표를 받았다. 역시 이종욱(두산), 김태균(한화) 등 현역 선수들이 많이 택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준우승 신화를 쓴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도 3명이 명예의 전당 1호 후보로 꼽았다. 한영관 리틀야구연맹 회장은 “프로에서도 2차례 우승을 했지만, WBC에서 큰 업적, 그리고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는 큰 명언을 남기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응룡 감독을 택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의 산파 서종철 전 KBO 총재를 택했다. 역시 서 전 총재를 꼽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모두의 무대를 만든 분이다. 프로야구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