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항 위탁판매장의 새벽. 은빛 찬란한 갈치들이 바닥에 수북이 쌓인다. 어부들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도 없다. 만선의 기쁨으로 한 달간의 피곤함도 싱싱한 갈치들과 함께 내려놓는다. 분류작업이 끝나자마자 경매가 시작된다. 빨간 모자를 쓴 중도매인(중매인)들이 경매사 주변에 속속 몰려든다.
제주 아낙들이 많다. 순식간에 분필로 경매판에 가격을 적어 경매사에게 보인다. 빠르게 경매는 계속된다. 낙찰받은 중매인은 기쁨의 탄성을 지른다. 동시에 실패한 중매인들의 한숨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캐논 EOS 1D X, 16-35mm렌즈, 1/60초, f8, ISO 800 촬영
서귀포=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