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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핫이슈/고위층 성접대 의혹 일파만파]“남녀 10여명 음란동영상에 몰두… 영화감상실 문열고 깜짝 놀랐다”

입력 | 2013-03-23 03:00:00

별장 파티 참가 여성의 증언




중년 여성 B 씨는 2010년 5월 의사 변호사 교수 등이 모인 봉사단체 P가 주최하는 미니 콘서트에 초대받았다. 장소는 고위공직자 성접대 의혹을 사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 씨의 호화 별장이었다. B 씨가 기억하고 있는 당시의 상황이다.

P단체 회원들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 모인 뒤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강원 원주로 향했다. 유력 인사들이 많이 온다고 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P단체 회원이나 나나 대부분 윤 씨와 안면은 없었다. 윤 씨와 친분이 있는 P단체 회장 A 씨가 이곳을 빌렸다고 했다.

별장은 드넓은 정원에 꽃이 활짝 펴 ‘별천지’처럼 느껴졌다. 윤 씨는 회원들에게 D건설 회장 명함을 내밀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날 별장 정원에서는 미니 콘서트도 열렸다. 아마추어 성악팀 10여 명, 색소폰 등 악기 연주팀 10여 명 등이 나섰다. 듣기 힘든 수준이었다. 연주팀의 남자는 말끔한 턱시도를, 여자는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 입었다. 한 회원이 한두 곡을 듣고 “그만해도 된다”고 점잖게 말렸지만 콘서트는 끝까지 진행됐다. 정원 한쪽엔 뷔페식 식사가 차려졌다.

야외 파티가 끝나자 별장 안에서 두 번째 파티가 열렸다. 별장 내부엔 노래방과 유흥시설은 물론이고 찜질방까지 갖춰져 있었다. 젊은 남성들이 회원들을 별장 구석구석 안내해줬다. 참가자들은 드럼까지 갖춰진 연회장에 모여 노래를 부르거나 영화감상실 당구장 등 별장 시설을 구경했다.

일행과 떨어져 돌아다니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영화감상실 문을 열었더니 안에서 남녀의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담긴 음란동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성행위 중인 남녀의 특정 부위를 확대한 장면이었다. 남녀 10여 명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놀라 급하게 문을 닫았더니 안에서 한 남자가 나와 “들어와서 같이 보자”고 권했다. 나는 “헐벗고 신음하는 사람들 도와준다더니 이런 거였냐”며 화를 내고 돌아섰다. 20여 분 뒤 ‘설마 아직도 보고 있나’라는 생각에 문을 살짝 열어봤다. 이들은 여전히 음란동영상에 빠져 있었다.

거실에서는 검사 부인이라는 여성이 화를 내고 있었다. 회장 A 씨가 자랑하듯 자신이 호텔에 여자를 불러 성관계를 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검사 부인은 “초등학생 아이를 데려왔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도 그들과 함께 별장을 빠져나왔다. 당시 음란동영상을 보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집단 혼음 장면이 나오는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이 떠오를 정도로 불쾌하다. 이후 다시는 그 모임을 찾지 않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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