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인기 덕분에 미국 시장의 케이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또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겨울연가 10년, 한류 10년
1. 배용준이 말하는 한류
2. 한류의 힘, 스타를 얻다
3. 한류 현장을 가다
4. ‘신대륙’의 꿈
5. 미래 10년의 주역을 만나다
6. ‘포스트 한류’, K-컬처로 간다
7일 공개된 프랑스 록밴드 피닉스의 싱글 ‘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에는 ‘한국’이 등장한다. 한국 어린이들의 합창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뮤직비디오는 한복 입은 여성, 63빌딩, 남산 3호 터널 등 서울의 풍경이 나온다. 심지어 ‘03.31∼04.01 엔터테인먼트 월드투어 2013 서울경기장’이라는 가상 공연 광고판도 등장시켜 한국 공연에 대한 희망을 드러낸다.
유럽, 케이팝서 예능프로그램까지 열광
SM타운·JYJ 등 콘서트 투어 연일 만원
미주, 싸이 강남스타일로 韓 콘텐츠 인기
투애니원 현아 등 아이돌그룹도 인지도↑
● 유럽, 2011년부터 케이팝 열기 확인…팬덤 더욱 단단해져
유럽의 케이팝 열기는 2011년부터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다. 그해 5월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류 팬들이 ‘SM타운 라이브’의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 시위를 벌였다. 이후 미국 뉴욕과 LA, 캐나다 페루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그 다음 달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열린 샤이니 쇼케이스에는 800여 팬들이 몰려 주변 교통이 마비되는 진풍경을 이뤘다. 작년 11월에는 파리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2만 명이 싸이의 ‘말춤’ 플래시몹을 벌이는 장관을 연출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한 달 방문자수가 750만 명에 이르는 유럽 지역의 최대 한류사이트 ‘숨피닷컴’의 마농 비앙코 편집장은 “최근 3년간 케이팝 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사이트 방문자수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된다”며 케이팝 확산을 확신했다. 그는 “한국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더니 드라마를 찾고 예능프로그램까지 챙겨보다 이제 케이팝에 열광한다. 최근 가장 흥미로운 점은 커버댄스를 배우는 아카데미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가서 생활하기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북한이나 독도 문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며 케이팝의 영향력도 소개했다.
“케이팝이 잠깐의 유행으로 그칠 것 같진 않다”는 비앙코 편집장은 “케이팝 가수들은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외모나 의상 음악적 코드를 잘 갖추고 있다. 콘텐츠를 잘 갖추고 영어자막 등 해외 팬들에 대한 배려를 보인다면 충분히 오래갈 것”이라며 핑크빛 전망을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미주, 가수·배우·감독 동시 활약
미주 대륙의 케이팝 열기도 확산일로다. 특히 싸이로 인해 케이팝에 대한 미국 메이저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특히 국내 가수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미국 레이블과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는 미국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케이팝 가수의 투어도 계속된다. 슈퍼주니어와 씨엔블루가 미주와 유럽 지역을 포함한 월드투어를 나란히 4월에 시작하고, 유키스도 6월 남미로 날아간다. 작년에는 이미 JYJ와 김준수, 빅뱅 등이 미국과 남미를 찾아 무대를 펼쳤다.
미주 지역에서 펼쳐질 케이팝의 미래는 최근 열린 북미 최대 음악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걸그룹 에프엑스뿐 아니라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 이승열, 긱스, 정차식 등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해 큰 조명을 받았다. 특히 노브레인은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SXSW 10대 공연에 꼽혔다.
SXSW의 제임스 마이너 총감독은 “미국인들은 케이팝을 싸이나 현아, 투애니원과 같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화와 확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