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이곳에 와서 살았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도 보탰습니다.
이 시는 그러니까, 삿포로에서 펼쳐질 나의 미래와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한 것이며
또 내가 삿포로에서라면, 누구보다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절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제목을 <그럴 수 있다면>으로 붙여 보았는데 어떨런지요.
백 년을 만날게요
십 년은 내가 다 줄게요
이십 년은 오로지 가늠할게요
삼십 년은 당신하고 다닐래요
사십 년은 당신을 위해 하늘을 살게요
오십 년은 그 파란 하늘에 씨를 뿌릴게요
육십 년은 겨울눈을 녹여 술을 담글게요
칠십 년은 당신 이마에 자주 손을 올릴게요
팔십 년은 당신하고 지붕을 올릴래요
구십 년엔 나도 조금 아플게요
백년 지나고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을 보낼게요
시인 이병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