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정전 60주년 맞아 한반도 평화기원 수륙재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은 26일 부산 범어사에서 전쟁의 원혼을 달래고 종전을 기원하는 ‘한반도 평화기원 수륙재’를 가졌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26일 오전 부산 금정구 청룡동 금정산 기슭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대웅전 앞. 천안함 3주기인 이날 6·25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행사의 하나로 ‘한반도 평화기원 수륙재’가 열렸다. 참석자 2000여 명은 찬불공양과 반야심경으로 바다와 육지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위해 합장했다.
조계종이 주최하고 6·25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행사. 최근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도 곁들였다.
우병윤 전몰군경유족회 부산지부장은 “6·25전쟁으로 무려 520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1000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은 지금도 한과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고 있다”며 “이 땅에 분쟁은 사라지고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인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전장에서 숨진 국군 장병들과 고귀한 생명을 이 땅에 바친 유엔군 병사들의 거룩한 희생에 감사를 드린다”고 경의를 표했다.
21세기 세계 지도자를 향한 메시지도 전달됐다. 한반도평화대회 공동운영위원장인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은 “한반도의 대치 상황은 전 세계의 불행이자 어느 국가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며 “국제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지도자들의 안전과 평화에 대한 지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반도평화대회는 15일 교계 지도자 등 150명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막이 올랐다. 대회는 수륙재에 이어 국내 주요 사찰이나 6·25전쟁 격전지, 휴전선 인근을 돌며 9월 27일까지 매월 한 차례씩 7재로 열린다. 다음 달 23, 24일에는 평화기원 보살계 수계산림, 5월 10일에는 틱낫한 스님 초청 법회가 마련된다. 6월에는 전쟁기념관에서 위령제를, 7월에는 평화 기원 세미나를, 8월엔 평화의 등을 밝히는 행사를 연다. 세계평화기원법회는 9월 2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