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들 오해 안타까워”
동부그룹이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경기 화성시 화옹지구 농식품수출전문단지 내 유리온실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동부그룹 계열 동부팜한농과 동부팜화옹은 26일 성명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한국 농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유리온실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리온실사업은 농산물 수출을 늘리고 국내 시설원예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작한 것인데 마치 골목상권을 침해한 기업인 양 매도됐다”고 덧붙였다.
동부팜한농과 자회사인 동부팜화옹은 2010년 정부의 첨단유리온실 시범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화옹지구 화옹간척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10.5ha)의 첨단 유리온실과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육묘장 등을 갖춘 농식품수출전문단지를 지었다. 사업비는 용지 조성 등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 87억 원을 포함해 총 467억 원이다.
하지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농협 등 농민단체들은 “대기업이 생산한 토마토가 국내 시장에 유통되면 영세 토마토 농가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동부그룹은 “국내에 유통되는 토마토와는 품종이 다르고 국내 시장에는 절대 유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농민단체들은 “믿을 수 없다”며 반대를 계속했다. 국내 토마토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문제인 데다 동부팜화옹이 검역이 까다로운 일본 수출에 실패할 경우 결국 해당 물량을 국내에 유통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동부그룹은 농민단체들과 협상을 벌이며 20일에는 토마토를 공동 생산하는 상생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동부팜화옹이 생산하는 농자재 등에 대한 농민단체들의 불매운동이 확대되자 끝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날 동부팜한농에는 수출계약을 맺은 일본 유통회사들의 항의 및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동부팜한농 측은 “첫 수확을 마친 상태라 기존에 계약했던 물량은 그대로 공급하고 있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물량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해외 바이어들이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물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팜한농은 성명에서 “화옹 농식품수출전문단지 시설은 정부의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산물 수출 활성화 정책에 따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사업인 만큼 정부 책임 아래 농민들이 승계해 수출농업의 전초기지로 키워나가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