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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3주기]유족들 생존장병 끌어안고 “살아줘 고맙다”

입력 | 2013-03-27 03:00:00

■ 전국에서 추모 행렬




천안함 폭침 3주기인 26일 그 비극과 산화한 46용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가 이어졌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 유족, 생존 승조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군 주요 인사, 시민과 장병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숭고한 호국 혼, 지켜갈 내 조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추모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천안함 사건 영상물 상영과 헌화 및 분향,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내내 유족과 생존 승조원들은 3년 전 적의 어뢰 공격을 받아 차가운 백령도 앞바다에 수장된 46용사의 한과 아픔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부 유족은 비명에 간 아들의 묘비를 연신 어루만지며 오열을 멈추지 않았다.

고 민평기 상사의 아버지 민병성 씨(72)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이 더 새록새록 떠오른다. 지금도 이따금 아들의 유품과 흔적을 만지며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최정환 상사의 매형인 이정국 씨(42)는 생존 승조원인 이은수 씨를 끌어안으며 “살아줘서 고맙다. 건강해야 한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날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등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도 천안함 추모식과 안보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천안함 46용사의 모교들에서도 추모식이 열렸다.

김관진 장관은 이날 예하부대에 하달한 지휘서신에서 “우리의 강한 대비태세와 확실한 응징준비만이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당부했다. 이어 “우리 군은 복수를 위해 와신상담해왔으며 국민도 천안함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고 호국의지를 다져왔다”고 강조했다. 위용섭 국방부 공보담당관(육군 대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그런 만행을 또 자행한다면 우리 군은 천 배, 만 배의 보복으로 46용사의 넋을 위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군은 이날 부대별로 천안함 3주기 결의대회를 열고 ‘우리의 바다를 넘보는 자, 그 누구도 용서치 않는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서해를 지키는 해군 2함대는 함정 전투배치와 고속정 긴급출동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천안함 사건이 미국과 한국이 만들어낸 ‘음모의 산물’이며 남북관계를 완전히 망치고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신문은 ‘46명의 생명을 제물로 삼은 극악한 음모’라는 제목의 글에서 “괴뢰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함선 침몰원인을 우리와 무작정 연관시켰다”고 주장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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