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저지 실패 반성 “한국 대북정책 전적 지원”4월 외교장관 교차 방문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는 한국의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을 짜겠다”는 뜻을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또 “남한을 배제한 북-미 양자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란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방향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측 인사와의 면담에서 “과거에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한국의 대북 정책의 근간이 됐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대북 정책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일환으로 그대로 흡수돼 반영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도 “사실상 한국이 소외된 채 이뤄진 ‘지난해 2·29 북-미 양자 합의’가 북한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처참한 실패로 결론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기존의 대한반도 접근 방식에 근본적 회의를 품게 됐다”고 말했다. ‘2·29 합의’의 뼈대는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중단하고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유예하면 미국이 그 대가로 약 24만 t의 식량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유야무야돼 버렸다. 또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은 그동안 북한을 해결해야 할 ‘본질(substance)’로 보고 한국은 그 문제 해결 과정의 ‘수단’으로 여긴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2·29 합의’의 실패 이후 워싱턴 정가에서 이런 기존 시각에 대한 큰 반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완준·부형권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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