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카톡방서 의견 조율… 빠르고 창조적 소통에 딱”
예전 같으면 당장 서울행 비행기표를 끊어 학교로 돌아가 결재문서부터 만들어야 했다. 이어 총장에게 보고한 뒤 승인을 받아 다시 업무지시를 내려야 했다. 결재를 받아야 하는 때에 총장이 외부에 있으면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유지수 총장(61·사진)이 카카오톡을 즐겨 쓰기 때문이다. A 실장은 보고 내용을 제주도에서 정리해 총장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30초도 안돼 답신이 왔다. ‘○○부서와 협의해서 진행하세요.’
총장이 업무지시를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시작하면서 불필요한 회의가 사라졌다. 직원들은 현안이 생기면 공문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총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카톡으로.
특히 여러 부서가 얽힌 업무에서는 관련자들이 일명 ‘단카방’(단체카톡방의 줄임말·여러 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논의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중이다.
예를 들어 유 총장은 개강 준비가 한창이던 1월 ‘강의실 공간 확보 방안’이라는 단카방을 개설해 실무 팀장을 모두 불렀다. 예전 같으면 기안과 회의가 수차례 이어질 일이었지만 단카방 토론으로 금세 결론이 났다.
유 총장은 “기존 결재방식은 수직적인 반면 카카오톡은 수평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특히 구성원의 빠른 참여와 직관적인 의견이 더해져 창조적인 소통이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