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베띠가 27일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기업은행의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구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3세트 최유정 투입 분위기 전환
4세트 24-21서 대역전 드라마
만점 수비 배유나 “5차전 간다”
2세트까지만 해도 GS칼텍스에 희망은 없었다.
1세트에서 21-25로 물러난 뒤 2세트는 전혀 GS다운 배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블리베로 시스템으로 선수들이 들락날락 하다보니 어수선했다. 새로운 포메이션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더블스코어로 달아났다. 18-25로 2세트가 끝나자 KOVO에서는 기자단에 MVP 투표용지를 돌렸다.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GS는 여기서 알레시아의 백어택 아웃과 한송이의 오픈강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세트를 나란히 했다.
5세트는 베띠의 무대였다. 3-2에서 연속 3개의 서브에이스로 6-2로 달아났다. 기업은행 선수들의 얼굴이 하얗게 됐다. 베띠는 5세트에서만 10점을 뽑으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경기 전 할머니의 품에 안겨 코트에서 몸을 풀던 엄마 뻬띠를 보고 울어대던 아들은 4세트까지 잠만 잤다. 공교롭게도 5세트 들자 베띠의 아들은 눈을 떴다. 마치 엄마의 플레이를 보기 위한 듯 잠에서 깨어났다. 베띠의 강타는 계속 됐다. 조용하던 구미 박정희체육관은 팬들의 함성 소리가 더 커졌다. 베띠를 응원하는 소리가 커질수록 기업은행의 몸은 무거워졌다.
매치포인트는 배유나의 몫이었다. 14-7에서 기업은행 알레시아의 오픈강타가 라인을 벗어났다. 15-7. 저승의 턱밑에 무려 3번이나 들어갔던 GS는 여자배구 챔피언시리즈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기적의 승리였다. 베띠는 37점에 45%의 공격성공률로 팀을 살렸다. 배유나는 3차전에서 딱 5점을 올렸지만 기막힌 수비로 승리의 조연이 됐다. “강타보다는 알레시아의 연타를 막아낸 것이 좋았다. 구미에서 마음을 편하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했다. 화성 5차전까지 가겠다”고 했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구미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