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정보국은 남북전쟁 말인 1865년 재무부 산하에 위조지폐 단속부서로 창설됐다. 밀주 밀수 사기를 일삼는 마피아나 KKK단과 같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떨게 만든 저승사자였다. 이 전통이 이어져 지금도 금융 범죄와 대테러 업무를 맡는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대통령 전담 경호 업무가 새로 떨어졌다. 직원은 7000여 명, 한 해 예산이 16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정예 경호조직으로 성장했다. 때론 하루 20시간씩 생명을 걸고 일하는 직업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신이 내린 직장’으로 통한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1만 명이 넘는 지원자 중 상위 1%만이 들어갈 수 있다. 합격률 5.9%인 하버드대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초봉은 4만3964∼7만4891달러, 정년은 57세다. 요원 10명 중 1명이 여성이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었다. 비밀정보국은 2009년 백악관 만찬장에 초대도 받지 않은 부부가 버젓이 입장해 망신을 당했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에 앞서 현지에 도착한 선발대가 성매매를 한 것이 들통 나 9명이 옷을 벗는 등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비스트’가 고장으로 멈춰 세계 최정예 경호조직에 또 하나의 불명예를 안겼다. 사고와 실수가 잦다 보니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9·11테러 이후 소속이 재무부에서 국토안보부로 바뀌면서 대테러 요원을 마구 뽑다 보니 요원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